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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 모습 - 문화통신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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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06.jpg 훌쩍 자라서 성년 나이를 넘겼고,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군대에 가 있는 아들에게서 일주일에 한번쯤 전화가 온다. 그저 그런 일상에 나눌 대화가 많지 않아도 단절된 공간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늘 반갑다.
아이가 군대에 가야할 나이가 되자 군대라는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지 적지 않은 걱정이 되었다. 자기 생각이 강하고 통념으로 받아들일만한 일도 곧잘 문제를 제기하곤 하는 성격이어서 집단의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조직에 어찌 적응할지, 우리부부는 한 근심 하면서 그래도 그런 경험이 앞으로 자신이 몸담고 살아야할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므로 꼭 가야할 것이라는 긍정의 마음이 되었다.

 

아빠는 아주 오래된 자신의 군대경험에 비추어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라고 말하고, 나는 그런 낡은 얘기가 지금에 먹히느냐고 핀잔을 주며 역성들고, 우리는 이렇게 요즘 아이와 함께 군대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제 1년여의 시간이 지나 생활이 조금은 몸에 밴듯한 모습을 볼 때마다 슬그머니 웃음도 나고 안도를 하게 된다.

전방에서 자주 반복되는 훈련에 아이는 때때로 불평을 쏟아낸다. 그래서 내가 “병정놀이한다고 생각하렴.” 하며 즐거움 마음을 가져 보라고 권하지만 더 짜증을 낸다. 전쟁을 위한 준비인데 놀이로 하라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으니 어릴적 전쟁놀이를 하듯 하면 조금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던지는 말이다.
사내아이들은 유난히 어릴 때부터 전쟁놀이를 하며 자란다. 전쟁이라는 것이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일이고 남을 해치는 일인데 가르치려 하지 않아도  주변환경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금방 이 놀이에 빠진다. 그렇게 어릴 때 시작한 전쟁놀이는 학교에서, 사회에서 쉬지 않고 이어진다.


베란다 창고정리를 하다가 아이가 어릴적 갖고 놀던 장난감 박스를 열어보니 로봇, 레고블럭, 총 등이 가득하다. 총의 종류도 여러 가지이다. 갈등을 만들어내는 총은 되도록 사주고 싶지 않았지만 언제 이렇게 많은 총을 가지고 놀았을까?img07.jpg
단지 장난감이던 총에서 진짜 사람을 해치는 총을 쏘는 훈련을 받게 된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물총에서, 전자음을 내는 전자총까지 다양한 총을 이미 마스터 했지만 근래들어 유난히 갈등이 증폭된 남북관계를 보면서 내 아이가 실제 총을 쏘는 일이 생기는 것일까 하는 불안감이 든다.


요즘  읽고 있는 책 ‘무탄트 메시지’에 이런 질문이 나온다.
“우리중 한사람이 이기면 나머지 예순 두 명은 모두 져야합니다. 그런 것이 재미있나요? 어째서 문명인들은 사람들에게 그런 경험을 하게 해놓고 당신이 승리자라고 설득하려고 하죠? 당신네 종족한테는 그것이 그토록 중요한가요?”
호주 원주민의 이 통렬한 물음, 놀이를 해도 승자와 패자를 가르며 놀아야 하는 우리들이 곱씹어봐야 할 물음이다.
아이의 어릴적 흔적을 더듬다 생각이 너무 어둡게 번져 얼른 장난감 상자를 덮는다.
판도라의 상자를 잘못 연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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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총이 던지는 물음 file
훌쩍 자라서 성년 나이를 넘겼고,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군대에 가 있는 아들에게서 일주일에 한번쯤 전화가 온다. 그저 그런 일상에 나눌 대화가 많지 않아도 단절된 공간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늘 반갑다. 아이가 군대에 가야할 나이가 되자 군대라는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지 적지 않은 걱정이 되었다. 자기 생각이 강하고 통념으로 받아들일만한 일도 곧잘 문제를 제기하곤 하는 성격이어서 집단의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조직에 어찌 적응할지, 우리부부는 한 근심 하면서 그래도 그런 경험이 앞으로 자신이 몸담고 살아야할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므로 꼭 가야할 것이라는 긍정의 마음이 되었다. 아빠는 아주 오래된 자신의 ...  
목백합 그늘 아래서 file
즐거웠거나 괴로웠거나, 그 시절을 이기고 뒤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운 추억이다. 내가 고교시절에 대해 갖는 감정도 이제는 그런 것으로 퇴색되었다. 삶 앞에 오로지 대학만 있는 것처럼 선생님들은 우리들을 몰아 세웠지만 내게 대학은 너무 멀리 있었다. 집안사정은 어려웠고 동생들은 삼 년 터울로 ‘앞이 빨리 빠져야 내 순서가 오는데...’초조하게 기다리는 고객처럼 내 뒤에 바싹 붙어있었다. 존재에 대한혼란,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미래, 그 현실이 숨 막히게 했고 머리는 텅 비어갔다. 공부로 칭찬 받으며 살던 삶은 방향을 잃은 탓에 형편없이 나락으로 뒹굴었다. 돌이켜보면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도 아니었건만, 오로지 대학으로만 ...  
가족사진 file
그 즈음, 시내 중심가에 있던 사진관 진열장에는 으레 커다란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이들. 70년대는 경제개발프로젝트와 함께 가족계획이 정부의 잘살기정책으로 이루어졌고 부부를 중심으로 하는 핵가족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였다. 그 시절, 가족사진찍기는 단란한 가정의 상징이었다. 결혼을 약속한 남녀도 사진을 찍음으로써 앞으로 가정을 이룰 예비부부임을공표하였고, 자녀들이 하나 둘, 성장해가며 가정의 중요한 기념일에 사람들은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기 위한 외출은 일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특별의식이었다. 사진관에 가서 가족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절대적인 빈곤에서 어느정도 벗어...  
캠프페이지에서 만난 사람들 file
예전 캠프페이지 정문에서 춘천역으로 가는 길은 2008년 11월 열렸습니다. 원래 이 길은 춘천역에서 춘천의 중심가로 이어지던 길인데 6.25 전쟁이후 캠프페이지가 생기면서 막힌 길입니다. 예전에는 금강로였는데 평화로로 이름을 바꾸었네요. 이 길은 춘천역 공사로 인해 교통이 뜸한 곳인데 경춘복선 전철이 개통되면서 조금 분주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길 양옆은 철제 담장이 쳐있고 철망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미군이 철수한 캠프페이지의 넓은 부지가 토양 오염을 치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답니다. 휴일 오후 오랜만에 걸어서 그 길을 가보았습니다. 막힌 담장 사이 간간이 열린, 그나마 철망으로 가려져 있는 캠프페이지를 봅니다. ...  
실 감기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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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금반지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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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詩) file
매일 아침 메일을 열면 배달되어 있는 메시지 하나가 있다. ‘셰익스피어와 함께 하는 세상’에서 보내온 것이다. 사무실에 출근하여 시작되는 하루의 일중의 첫 번째가 메일을 확인하는 것인데 그 중에 빠지지 않고 내게 배달되는 이 메시지는 셰익스피어 작품 중의 한 대목 또는 시나 그림이 담겨있다. 마음이 바쁜 날은 그 짧은 글 하나도 열어 볼 여유가 없는 요즘이다. 이런 삶에 지쳐있는 나는 때때로 이 생활로부터 도망가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태인 나는 매일 찾아오는 이 메시지 가운데 맘에 드는 시를 출력하여 동료들에게 읽어주거나 책상 앞에 붙이곤 하면서 애써 나의 복잡한 머리를 잠시 쉬게 하곤 한다. 정말 어쩌다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