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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간동면과 하남면, 춘천시 사북면의 경계에 있는 용화산은
예로부터 인근 주민들의 정신적 영산(靈山)으로 여겨졌다.
지네와 뱀이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을 품고 있어
용화산이라 이름 지어진 이 산자락의 북동쪽에는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 파로호 느릅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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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산을 뒤로
세우고 파로호를 품은 마을

느릅마을은 느릅나무가 많았고 느릅나무 아래 샘이 있다며 느릅새미라고 불리다 일제강점기 때 이를 한자어로 바꾸어 유촌(楡村)리라 이름 지어졌다. 한국전쟁의 치열한 격전지였기에 대부분의 느릅나무가 소실되었지만 마을 주민들이 꾸준히 식재한 덕분에 4,000여 그루의 느릅나무가 마을을 든든하게지키고 있다.

 

느릅마을은 용화산과 수풀무산, 매봉산으로 감싸여있다. 병풍산과 죽엽산은 맞은편에 서서 늠름하게 마을을 지켜준다. 1944년에 조성된 화천댐으로 인해 파로호 지류가 매봉산과 병풍산 사이를 뚫고 마을 앞까지 뻗어 들어온다.

산자락으로 동그랗게 둘러싸인 채 시원하게 펼쳐진 들판 한복판에 자리 잡은 이 마을은 오랜 세월을 지나오며 간동면의 중심지가 되었다. 마을을 병풍처럼 휘감고 있는 산에는 골짜기가 많아 계곡을 따라 맑은 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본래 북한강 줄기인 파로호로부터 올라온 찬 습기는 마을을 휘돌며 청정한 공기를 선물했다. 덕분에 이곳에서 자란 농산물은 맛이 좋고 풍미가 뛰어나다. 알알이 투명한 빛깔을 띤 쌀은 달았고 애호박은 단단하고 구수하다.

 

이 마을은 간동면 사무소, 간동면 보건지소, 간동고등학교, 간동중학교 등이 모두 들어서 있어 간동농협이 위치해 있는 오음리와 함께 간동면의 중심지이다.

간동면 사무소 맞은 편, 용화산과 수풀무산 쪽으로 따라 올라가면 이국적이면서 별장 같은 새집들이 옹기종기 들어앉아 있다. 그 틈으로 친환경 쌀과 블루베리, 무공해 애호박과 배추 등이 수확되는 논밭이 한 해를 보낸 후 피로에 지친 듯 누런 몸을 드러내고 누워있다. 마을을 지나 산을 따라 더 꼬불꼬불 올라가면 산채공원이다.

 

수십 가지 나물과
열매가 그득한 산채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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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새농어촌건설운동, 녹색농촌체험사업, 산촌생태마을 조성사업 등에 잇따라 선정되며 농촌체험마을로 거듭난 느릅마을은 요즘 깨끗하고 풍미좋은 산채로 유명하다. 마을 위 용화산 자락을 따라 조성한 산채공원 덕분이다. 이곳은 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체험지이다.

 

산채공원은 2010년 국내 최초로 산림복합경영림 조성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조성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지원을 받아 마을 공동 소유 산지를 활용해 임도를 내고 공원을 조성했다. 참취, 곰취, 산마늘, 참나물, 더덕, 곤드레, 병풍쌈, 어수리, 당귀, 머위, 두릅등 20여 가지 산채가 심어져 있다. 밤나무, 호두, 다래, 매실, 헛개, 돌배나무 등 10여 가지 유실수와 특용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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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은 임도를 따라 산속 구석구석의 잡풀을 정리하고 간벌을 하여 그 사이사이에 산채와 유실수를 그득그득 심었다. 초봄이면 파란 새싹들이 여기저기서 언 땅을 비집고 고개를 내밀고 4월 말이되면 연둣빛 어린 순들이 사방에서 손을 흔든다.

 

산채공원을 조성한 지 5년이나 지났기에 제 스스로 씨앗을 뿌리고 자생하는 산채도 지천이다. 이미 자연산 나물이 되어 가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산채가 심어진 곳이나 나무마다 일일이 인식표를 설치해 체험객들이 알아볼 수 있게 했다. 4월 말부터 초여름까지 이 마을로 산채 체험을 오면 산에서 나물을 직접 뜯고 유실수에 달린 열매를 따서 가져갈 수 있다. 그 때문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색다른 재미가 있다며 도시민들에게 인기다.

체험프로그램 운영과 소득사업 개발을 위해 세워진 사회적 기업 ‘파로호 느릅마을’의 명재승 대표는 “옛날 사람처럼 산을 따라 오르며 수십 가지 나물을 캐고 열매를 딴 체험객들은 재미를 넘어 심지어 감동을 받았다고들 하며 다시 오겠다고 해요.”라며 분위기를 전한다.

 

산채공원 체험은 유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출입구가 통제되어 있다. 그렇다고 산에 오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용화산 줄기에 조성된 산채공원 옆으로 수풀무산이 이어져 있다. 가파르지 않은 산길이라 오르기 좋다. 등산이라 말하기 뭣할 정도로 가벼운 산책코스이다. 이 산책로 초입새에는 산채를 집중 생산해 판매하기 위한 산채 하우스 단지가 있다. 조금 위로 오르면 운동기구와 수도시설이 설치돼 있어 운동 전후 몸을 풀고 씻을 수 있다. 야트막한 산새를 따라 아기자기하게 뻗은 산책로가 정답다.

 

잣나무 숲에서 파크골프,
자연방사 산닭도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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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초입새 산채 하우스 단지 맞은편에는 4,700㎡의 잣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이곳 또한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인공적으로 식재한 것이 아니고 자연림이란다. 빽빽하게 선 채로 하늘을 향해 쭉쭉올려 뻗은 잣나무가 눈과 코를 호강시켜 준다.

 

숲 곳곳엔 누울 수 있는 벤치가 드문드문 놓여 있다. 잣나무 이파리 사이로 얼굴을 드러낸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잣나무 향에 취해 무아의 지경에 이르기에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이 동네에는 12년 전 국선도를 하던 박기윤 씨가 이주해 와 이 잣나무 숲에서 명상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잣나무 숲은 레저 체험장이기도 하다. 파크골프 프로그램이 이곳에서 운영된다. 파크골프란 나무로된 채를 이용해 역시 나무로 만든 공을 쳐 잔디 위홀에 넣는, 말 그대로 공원에서 치는 간단한 골프놀이이다. 파크골프장은 보통 공원에 조성돼 있지만 느릅마을에서는 잣나무 숲에 9홀 파크골프장을 만들어 놓았다. 잣나무 숲 파크골프장은 전국에서 유일해 더욱 이채롭다.


잣나무 숲 한 귀퉁이에서 친 공은 울퉁불퉁한 비탈을 따라 데굴데굴 굴러가다 잣나무 사이를 지나며 부딪치고 튕겨진다. 잣 향을 맡으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을 따라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잣나무 숲 위로 조금 더 올라가면 느릅마을을 대표하는 산닭들이 꼬옥꼬옥 거리며 인사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순환 방사 산닭들로 산에서 나는 풀만 뜯어 먹고 사는 닭들이다. 한 군데에서 풀을 다 뜯어 먹으면 다시 옆으로 옮겨 닭장을 치는 것을 한 해에 여덟 번 반복하면서 산을 따라 닭장을 순환하며 풀어놓고 키운다.


부리부리한 눈에 시커멓고 사납게 생긴 산닭을 구경하는 것도 신기한데 이 닭들이 돌 틈에 낳아 놓은 계란을 줍는 ‘닭 알 줍기 체험’까지 하면 어린아이들의 입은 함박꽃처럼 벌어진단다.
용화산을 한 바퀴 돌면서 산채공원을 구경하고 마을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제당계곡과 뛰개계곡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용화산에 있는 계곡들은 어느 쪽으로나 험한 바위계곡이다. 마치 갓난쟁이가 다리를 쫙쫙 뻗치듯 힘찬 물줄기가 콸콸거리며 달려 내려간다. 가뭄이 계속 됐는데도 제당계곡과 뛰개계곡에서는 널찍널찍한 바위 위를 미끄럼틀 타듯 세차게 흘러내려가는 물줄기를 만날 수 있다.

 

제당계곡이란 이름은 계곡 바로 옆에 있는 ‘제당’ 때문에 지어졌다. 이 마을에선 1년에 두 차례씩 제당계곡 옆에 서 있는 커다란 바위에 산천제를 올린다.
재미있는 것은 그 바위에 여신이 살고 있다고 믿어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모든 제수를 남자가 준비하고 제에는 여자들이 얼씬도 못한다.


목재로 중앙 난방하는 친환경 전원마을

계곡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마을이다. 용화산 줄기를 타고 멋스럽게 서 있는 몇 그루의 소나무 뒤로 한옥이 한 채 숨어 있다. 9년 전 이 마을에 정착한 명재승 대표의 집이다. 서울에서 서예가로 활동하다 느릅마을의 아름다운 풍광과 느긋한 기운에 반해 이곳에 터를 잡았다.


화천군에서 운영하며, 무료로 한옥 건축을 가르쳐 주는, 느릅마을의 또 하나의 명물 한옥학교에서 한옥 짓는 법을 배워 직접 집을 지었다. 전통 한옥의 건축 방법을 그대로 살리고 서구식 테라스로 멋을 낸 이 집은 각종 매체에 소개되며 느릅마을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소규모지만 게스트하우스와 갤러리 카페도 운영하고 있어 고요한 휴식을 원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종종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이 마을에는 웅장하진 않지만 예쁘고 아담하게 지어진 집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간혹 도시에서 이주해 새로 지었거나 별장으로 쓰는 집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마을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이처럼 새집이 많은 이유는 이 마을이 산림탄소순환마을이기 때문이다.

느릅마을은 지난 2010년 산림청에서 공모하는 산림탄소순환마을에 선정돼 바이오매스센터와 난방배관시설을 설치했다. 산림탄소순환마을이란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에너지가 아닌 간벌목이나 건축 현장에서 남은 폐목재를 모아 중앙보일러에서 불을 때 각 가정으로 난방을 공급하는 마을이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마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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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릅마을의 전체 170가구 중 80가구가 이 보일러를 연결해 난방을 하고 있다. 난방 공급을 위해 낡은 주택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했다. 그 때문에 마을에 새집이 유난히 많다.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채 납작하게 엎드려 있는 새집들은 고개를 돌려 눈길을 주게 한다. 예쁜 집들은 도시민들에게 전원생활의 꿈을 꾸게 한다. 그래서인지 이 마을에는 젊은 세대가 많다. 귀농, 귀촌한 이들도 적지 않다.

 

자고 먹고 놀고…
원하는 대로 ‘맞춤’ 체험

마을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간동면 사무소 뒤로 황토펜션이 멋들어지게 자리 잡고 있다. 주황색 황토벽에 기와와 이엉, 너와가 올라간 옛집들이 줄지어서 있다. 빛바랜 잎사귀마저도 이제는 훌훌 벗어던지는 늦가을 나무 사이에 줄지어 선 황톳집 풍경이 그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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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황토펜션은 느릅마을의 체험 중심지다. 체험객들이 숙박과 식사를 하는 공간이다. 펜션 아래로 낚시터와 수영장, 캠핑장이 조성돼 있다. 체험객들은 펜션이나 캠핑장,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집 등 숙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 선택도 자유롭다. 산채체험, 모내기체험, 수확체험은 물론 전통 흙집 만들기, 목공예 체험, 염색 체험, 쿠키 만들기, 블루베리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수달연구센터에서 수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수달을 만날 수도 있고 잣나무 숲 파크골프도 가능하다.
식사도 마찬가지다. 바비큐 파티 등 무엇이든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면 준비해 준다. 용화산에서 자라는 산닭을 주재료로 마을에서 직접 운영하는 농가 맛집인 ‘느릅나무아래’에서 식사를 해도 된다.
명재승 대표는 “우리 마을은 숙박, 식사, 체험 등 모든 것을 방문객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게 하는 맞춤형입니다. 연령과 단체 특성, 인원수에 따라 원하는 대로 쉬고 체험하다 갈 수 있게 해드린다는 게 우리마을의 특징입니다.”라고 자랑한다.
느릅마을은 마을축제로도 유명하다. 5~6월에는 용화산 산채공원에서 산채축제를 연다. 누구나 참가해 산채를 마음껏 뜯을 수 있는 축제다. 여름엔 이 마을에 은은한 클래식이 울려퍼진다. 블루베리 수확기인 7~8월에 블루베리 동호인들이 모여 여는 블루베리 음악축제다. 음악공연은 물론 색소폰 콘서트, 서예 퍼포먼스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새콤달콤한 블루베리 수확 체험도 기다리고 있다.
바로파로 겨울축제는 화천 간동면을 대표하는 축제로 이름나 있다. 꽁꽁 언 파로호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로 산천어낚시, 빙어낚시, 얼음축구, 눈썰매 등 겨울놀이를 즐길 수 있다. 올해는 봅슬레이 눈썰매장까지 조성된다니 스릴 넘치는 축제가 될 듯싶다. 1월 한 달 내내 얼음과 눈에 파묻혀 한파를 즐기고 싶어 하는 체험객들을 기다린다.
■체험 문의 : 033-442-5517
■홈페이지 : http://www.goparoh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