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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옛 이름은 구접이 마을이었다. 발교산 속 봉명폭포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아홉 굽이를
휘돌아 내려온다고 붙여졌다. 농촌체험마을로 조성하면서 골짜기 마을이란 뜻을 살려 고라데이라
고 이름을 붙여 마을을 알렸다. 횡성군 청일면 봉명리 고라데이마을은 지금 횡성에서
가장 이름난 농촌체험마을이 되었다.

 

마을을 지키는 발교산과
봉황 울음소리가 나는
봉명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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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데이마을은 횡성과 홍천의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홍천 서석면에 바짝 붙어 있다. 옛날에는 발교산을 넘어 서석으로 장을 보러 다녔다. 홍천읍에서도 서석을 지나 차로 30분은 더 들어가야 하고 횡성읍에서도 역시 30분을 들어가야 하니 꽤나 깊은 산골마을이다. 발교산과 수리봉, 그리고 운무산의 지류가 마을을 뱅그르르 둘러싸고 있다.

 

하도 깊은 산중마을이라 한국전쟁이 일어난 줄도 몰랐다가 피난 온 사람들 때문에 전쟁이 난 걸 안 사람들이 태반이었단다. 그런데도 철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걸 보면 고대부터 사람들이 터를 잡았던 곳이라 추정된다. 발교산은 후고구려의 봉화대가 설치됐던 곳이기도 하다. 궁예왕이 원주에 도성을 두었는데 삼한통일을 하기 위해 철원으로 도성을 옮기면서 발교산 위에 봉화대를 설치했다는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마을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발교산은 해발 998m에 이른다. 등산로가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원시적인 자연경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수달래꽃을 비롯한 야생화가 많아 야생화를 찍고 그리는 예술가들이 종종 찾아올 정도다.


발교산에서 흘러내리는 봉명폭포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이름나 있다. 폭포 소리가 봉황이 우는 소리 같다 하여 봉명폭포라 했는데 봉명리라는 마을 명칭도 여기서 유래했다. 약 30m의 높이에서 3단으로 폭포수가 떨어지면서 기암괴석 사이로 물안개가 장중하게 피어오른다이곳은 섬강의 발원지로도 알려져 있다. 그만큼 물이 맑고 차다. 여름에도 계곡에 들어가면 발이 시릴 정도다.


고라데이마을은 산허리를 따라 화전을 일구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화전마을이 되었다.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이 세상시름을 피해 산골짜기로 찾아든 것이다. 한참 인구가 많을 때는 700여 명에 이르기도 했단다. 그러나 1960년대에 나라에서 화전을 금지하면서 속속 마을을 떠났다. 지금은 150여 명이 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다. 화전민의 후예들은 복분자, 오미자 등 특산품 생산을 통해 마을을 더욱 알리고 있다.


풍광이 아름답고 공기가 맑은데다 물까지 맑으니 외지인들의 발길도 줄을 잇고 있다. 전체 90여 가구 중 40여 가구가 귀농·귀촌한 이들이다. 마을 안쪽에는 독특하고 이국적인 집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어 집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골짜기 사이라 겨울바람이 쌩쌩 드나드는 마을길은 스산하기까지 하다. 그 바람 부는 마을길을 따라가다 보면 독특하게도 검은 돌들이 높다란 탑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마을에는 검고 단단한 돌이 많다. 아마도 화산지역이었으며 검은 돌은 현무암의 일종이라 추측된다. 주민들은 마을길의 풍광을 이채롭게 꾸미고 잘 사는 마을이 되게 해달라며 돌탑을 쌓았다. 어른 키보다 높은 돌탑은 1,000개가 넘는다. 주민들은 앞으로도 짬날 때마다 돌탑을 계속 쌓아갈 생각이다.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마을 발전을 소망한 덕분에 이 마을은 2002년 강원도로부터 새농어촌건설운동 지원마을로 선정됐다. 이후 팜스테이 마을,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지정돼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산골짜기에서 산삼 캐던 화전민의 삶 체험
고라데이 마을은 산과 산 사이로 길게 뻗어 있다. 사람들은 산모롱이 아늑한 곳에 흙집을 지어 살았다. 화전을 일구면서 산속을 헤쳐 산삼과 약초, 나물을 캐러 다녔다. 산속을 헤집고 다니다 곤한 몸을 녹이고 땟거리로 감자라도 구워먹기 위해 나무로 얼기설기 움막을 지었다. 옛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그대로 고라데이마을의 체험프로그램이 되었다.


고라데이 마을에는 30여 가지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가장 인기가 좋은 프로그램은 심마니 체험이다. 심마니가 되어 심마니 의식을 치른 후 감춰진 장뇌산삼을 찾는다. 옛날처럼 산삼을 찾을 순 없으니 마을에서 심어놓은 산삼을 찾는다. 장뇌산삼을 찾은 사람은 ‘심봤다’를 외친다. 4월부터 11월까지 체험이 가능하다. 신청자가 20명은 돼야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화전민들의 움막생활문화를 겪어 보는 움막체험도 할 수 있다. 마른 나뭇가지를 직접 주워와 움막 안에 둘러 앉아 모닥불을 피우고 감자나 옥수수, 떡 등을 구워 먹는 체험이다. 어른에겐 추억을 되살려주고 아이들에겐 구수한 옛 맛을 느끼게 해준다.


여름에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어항을 만들어 체험마을 앞으로 흐르는 하천에 놓아 고기를 잡는다. 자연물을 이용해 옛날 물건을 만들기도 한다. 전통 윷을 만들어 윷놀이 경연을 하고 새총, 솟대를 만들며 논다. 나뭇잎이나 꽃잎을 따다 돌멩이로 두드려 손수건을 만드는 탁본체험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즐거워하는 프로그램이다. 소원바람개비, 소원돌탑쌓기 등 단체가 함께 하는 체험도 준비되어 있다. 마을에서는 도시민들에게 화덕 밥맛을 느껴보라고 화덕을 설치해놓았다. 가족관광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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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민이 살던 농가를 방문해 그들의 삶을 엿보고 가옥 구조를 살펴보는 체험은 살아있는 교육이다. 산 아랫마을이라는 특성을 살린 밤도깨비랑 달빛걷기와 같은 야간담력훈련 체험, 봉명폭포 트래킹은 원시의 멋이 살아있는 깊은 산의 매력을 흠뻑 안겨준다.

 

7월 말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날, 농촌 한가운데에서 축제를 즐기는 재미는 색다른 경험이다. 하루 동안 도시민을 초대해 농민들과 함께 심마니체험, 폭포트레킹, 가족노래경연, 불꽃놀이, 숯불바비큐파트 등을 진행한다. 농촌의 맛을 실컷 느끼는 독특한 여름파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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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도 문제없다. 고라데이마을은 농촌체험을 위한 펜션과 오토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주문하는 대로 식사가 가능하다.
고라데이체험마을은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하고 유스호스텔 등을 경영한 경력이 있는 이재명 마을촌장이 주관해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스포츠팀웍게임인 산골운동회, 웰빙명상 등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김효화 문화통신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