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6호
지정일 1986. 5. 23
건립시기 1915년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구학산로 1857(용암리)

 

용소막성당4.jpg

 

시간의 견딤을 이겨낸 공동체유산
가을이면 더욱 아름다운 풍경과 아늑한 계절의 빛을 만날 수 있는 용소막성당을 미리 찾았다. 원주와 제천을 잇는 5번 국도를 따라 금대리 가리파재를 넘으면 강원도와 충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신림면이 나온다. 신들의 숲이라는 뜻의 신림(神林)면사무소를 조금 지나면 100년의 시간을 품은 소박한 성당을 만날 수 있다. 우연과 필연의 운명이라는 것이 이런 상황인지 마침 성당에서는 원주교구장의 주례로 미사가 엄숙하게 진행되고 있다. 들려오는 깊은 소리에 한참을 함께할 수 있는 혼자만의 기쁨도 추억의 한 컷이다.

 

원주시 신림면 용암리에 위치하고 있는 용소막성당은 풍수원성당과 원주성당에 이어 강원도에서 세 번째로 건립된 성당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종(鐘)과 제단의 철제물이 공출되어 일본군의 야만의 전쟁도구로 사용되는 수난을 겪었다. 한국전쟁 때는 북한군의 식량창고와 마구간으로 사용되고 사목문서가 불타는 등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성당이다. 어려운 시대적, 환경적 여건을 이겨낸 공동체의 상징적 공간으로 100년의 역사를 지켜 오고 있는 지역의 값진 건축유산이다.


성당의 건립

용소막성당.jpg용소막은 1866년 병인박해를 피해 이주한 신도들에 의해 교우촌이 형성되며 공동체의 구심점으로 역할을하게 되었다. 용소막공소는 1898년(고종 광무 2년) 풍수원성당의 전 교회장이던 최석완(崔碩完)이 원주 본당 공소 모임을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처음에는 원주 본당에 소속되어 있다가 1904년(광무 8년) 5월, 프와요(Poyaud, 表光東)신부가 본당 초대 주임신부가 되면서 독립성당이 되었다. 설립 당시에는 초가집을 성당으로 사용하며 원주·평창·영월·제천·단양 등 5개군, 17개의 공소를 관할하며 교세 2,000여 명의 큰 본당으로 발전했다.


제3대 주임 시잘레(Chizallet, 池士元)신부는 중단되었던 성당 건축을 재개하여 직접 성당을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를 참여시켜 1915년 가을, 330㎡의 건물을 완공했다. 용소막성당은 종교개혁 이후 우리나라에 전래된 고딕 건축양식의 일반적인 형태와 구조를 취하고 있는 소규모 회색 벽돌조 성당이다. 성당의 전체적인 건축양식을 보면 정면 중앙에 높은 종탑이 튀어나와 있고 네모난 모양의 평면으로 된 붉은 벽돌 구조이다. 건물을 받쳐주는 버팀벽은 회색 벽돌을 사용하였고 창의 모양은 모두 아치형이며 테두리를 회색 벽돌로 장식했다.
제단이 있는 후면은 전형적인 팔각형의 평면으로 되어 있으며 서쪽의 한 면에는 제의실이 있다. 내부 기둥은 가는 팔각형 목조 기둥으로 되어있으며 바닥은 널빤지 마루로 되어 있다.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의 아름다움과 반원형 아치, 창의 형태 그리고 창 테두리 회색 벽돌 장식은 볼수록 아름답다. 다른 성당에 비해 지붕이 가파른 이유는 중국인 기술자의 실수로 기둥의 길이를 2자정도 낮게 지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용소막성당3.jpg

 


한국 성서번역의 역사
용소막성당2.jpg

 

성당 옆에는 이곳에서 태어나 평생을 성서번역과 연구에 몰두한 선종완 신부(1915~1976)의 삶과 공적을 기리는 유물관이 건립되어 있다. 선종완 신부는 한국 교회에서 처음으로 구약성경을 혼자 번역한 성서번역의 역사를 대표하는 성서학자로 근대 천주교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신학교 시절부터 라틴어와 희랍어, 히브리어 등 9개 국어에 능통했던 그는 경성천주교신학교, 성신대학, 가톨릭대 교수로 후배 사제를 양성하며 대부분의 사제생활을 성서연구와 교육에 몰두했다. 유물관에는 영어, 라틴어, 독일어, 이탈리아, 로마, 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성경과 성지 순례에서 수집한 유물이 전시되어있다. 또한 선 신부의 의류, 신발, 전화기, 타자기, 카메라, 축음기, 평생 작업한 번역 및 교정 원고 뭉치 등이 있는데, 특히 번역 작업을 위해 직접 만든 삼단 200도로 펼쳐지는 책상이 인상적이다. 용소막에서 시작된 한국 성서번역의 살아있는 역사를 만날 수 있다니!
다시 한 번 기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일상에 지친 발걸음에 평화를
100년의 품격을 지켜 오고 있는 성당과 함께 세월을 견뎌 온 다섯 그루의 느티나무와 울창한 숲 사이로 올라가는 성모동산은 종교와 관계없이 많은 여행객을 부른다. 바람소리를 품고 있는 솔숲을 따라 잠시 여유의 계단을 오르고 단풍으로 물든 느티나무와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지친 일상에 작은 평화를 새겨보기 바란다.


이 계절, 온전한 가을을 느끼고 지친 영혼의 쉼이 필요하다면 이곳 용소막으로 길을 안내하고 싶다.
네비게이션 ‘용소막성당’ 끝!


김시동 사회적사진가. 지역아카이브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