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문화재 제110호_ 강원 화천군 화천읍 평화로 656


북한강이 흘러 지나치는 곳,
고요하게 흐르는 차고 맑은 물줄기는 그 시절의 사연을 담고 넘어 화천으로 흘러들고,
그 즈음, 70년 세월의 기억을 떠받치고 말없이 서 있는 검은 다리가 눈 안에 들어온다.


‘구름이 간다 하늘도 부른다. 피 끓는 용사들도 전선을 간다.
빗발치는 포탄도 연기처럼 헤치며 강 건너 들을 질러 앞으로 간다’


꺼먹다리.png


한국전쟁을 소재로 촬영된 전우의 배경지인 화천 꺼먹다리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의 이야기와 조우한다.

화천꺼먹다리는 1945년 화천댐과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북한강 위에 세운 폭 4.8m, 길이 204m의 철골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국내 최고의 교량이다.
해방 전 일제가 기초를 만들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소련에 의해 교각이 세워졌으며 휴전 후 화천군에서 상판을 놓아 완성된 근현대사의 기록과 상처를 증거하는 역사적 교각이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중동부 전선을 연결하는 교량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다리 주변에서는 화천수력발전소를 차지하기 위한 중공군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꺼먹다리 라고 부르는 이유는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검은색의 콜타르를 먹인 검정색 목재를 사용했기에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콘크리트 주각위에 형강을 깔고 그 위에 콜타르를 먹인 각재를 대각선으로 설치한 가구식 구조로 만들어졌다. 단순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구조의 공법을 사용하여 당시의 시대상과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어 현대 교량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2004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서 화천군에서 새롭게 재정비를 하였으며 콜타르를 입힌 그 당시 모습은 대부분 지워져 지금은 찾아 볼 수 없다. 현재의 다리는 자동차는 통행이 금지되어 있으며 도보와 자전거로만 통행이 가능하다.


화천에서 분단의 역사를 탐한다면 잊고 지나치기 쉬운 꺼먹다리를 걸어 보자. 70년의 모진 세월을 견디며 민족의 상처와 분단의 이야기가 흐르는 북한강 꺼먹다리 위에 서 보기 바란다. 흘러가는 시간은 순간의 기억이지만 흘러가는 역사는 영원한 기록으로 남아 가슴을 울린다.


김시동 사회적 사진가 지역아카이브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