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반원의 풍경, 반절의 아픔
근대건축물 가운데 종교 건축물로는 가장 앞선 시기에 건축된 교회건물이 춘천 소양로성당이다. 1955년, 한국전쟁의 아픔도 채 가시지 않은 어렵고 힘든 시대였지만 건축기금을 대신한 신도들의 헌신적인 노력봉사로 1956년 9월 3일 축성식을 올린 분단의 아픈 사연을 간직한 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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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문화재 제161호/ 강원 춘천시 모수물길 22번길 26

 

같은 시대에 지어진 다른 성당과는 확연한 차별성을 느낄 수 있는 세련된 외형과 은은한 자연광이 들어 앉은 낮은 자세의 성당 내부는 작가에게도 경건한 마음의 안식으로 이끈다. 잠시 삶에 대한 고백과 염려를 되새겨 보는 고요의 시간을 내려놓았다. 춘천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봉의산 언덕에 건립된 소양로성당은 그 시대에 지어진 일반적인 성당과는 다른 독특한 모습과 공간의 구성에 신도들은 이해할 수 없는 성당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특히 다른 성당처럼 뾰족한 종탑조차 없었으며 기둥이 없는 반원형 부채꼴성당에 대한 의문은 더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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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발발 이틀째인 1950년 6월 27일 당시 신자와 부상자들을 돌보던 37세의 젊은 신부인 콜리어 앤서니(Collier Anthony 913~1950) 신부는 인민군에게 끌려가 사살된다. 본당 주임신부였던 앤서니신부는 함께 끌려가던 집사이자 지인이던 김가브리엘을 끌어안고 쓰러지며 총탄을 온몸으로 막아 그의 생명을 구하고 청춘의 생을 마감했다. 전쟁이 끝난 후인 1955년 당시 춘천 교구장이었던 야고보(J.Buckley) 신부가 성당 건립을 위해 반원형 평면양식으로 설계한 것에는 한국전쟁의 아픈 사연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야고보 신부는 머나먼 타국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 앤서니 신부의 넋을 기리고자 봉의산 역사의 터에 조금은 특별한 성당을 건립하여 살신성인의 정신을 영원히 남기고자 한 것이다.

 

국내 최초로 근대적 양식을 도입한 교회 건축물인 성당의 평면은 당시에는 보기 드문 반원형을 기본으로 하여 중앙제단을 중심으로 300석의 신자석을 부채꼴로 배열했다. 부채꼴 좌석의 성당내부는 신자들과 제단이 보다 더 가깝고 친밀함과 적극적인 관계성을 고려해서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고딕양식의 교회건축과는 다른 근대적 건축개념을 도입한 선진적 형태의 건축양식으로 근대 성당건축 연구의 가치를 평가받아 2005년 4월 15일 등록문화재 제161호로 지정되었다. 특히 소양로성당은 건축사적 의미와 함께 한국인 신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외국인 신부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순교혼이 서려있는 시·공간적 역사교육의 장소이기도 하다. 어느 날, 예사롭지 않은 내안의 감정이 발걸음을 시작하면 공간속의 장소, 장소가 품고 있는기억의 여행을 떠나보자. 만남을 통해 대상을 보고의미를 느끼는 잠시 잊고 있던 기억, 내 곁에 있더라….

 

소양로성당을 소개하기 위한 자료를 조사하면서 많은 아쉬움이 들었다. 정확하고 일관성있는 정보의 제공과 기록의 정비가 아쉬웠다.
문화재청(춘천 소양로성당)과 춘천시(춘천 소양로천주교회) 그리고 성당의 안내판(소양로 성 파트리치우스 성당, 소양로천주교회, 천주교소양로교회)에 기재되어 있는 각각의 명칭과 건립연도의 혼란, 건축물의 역사 등 일관성 있는 기록의 정리와 관리가 필요할 듯 하다.
본문에서는 문화재청의 등록명칭인 춘천 소양로성당으로 통일했다.

 

글/사진_ 김시동 사회적 사진가 지역아카이브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