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페이지에서 만난 사람들

2011.02.07 20:38

문화통신 조회 수: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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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캠프페이지 정문에서 춘천역으로 가는 길은 2008년 11월 열렸습니다.
원래 이 길은 춘천역에서 춘천의 중심가로 이어지던 길인데 6.25 전쟁이후 캠프페이지가 생기면서 막힌 길입니다. 예전에는 금강로였는데 평화로로 이름을 바꾸었네요. 이 길은 춘천역 공사로 인해 교통이 뜸한 곳인데 경춘복선 전철이 개통되면서 조금 분주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길 양옆은 철제 담장이 쳐있고 철망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미군이 철수한 캠프페이지의 넓은 부지가 토양 오염을 치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답니다. 휴일 오후 오랜만에 걸어서 그 길을 가보았습니다. 막힌 담장 사이 간간이 열린, 그나마 철망으로 가려져 있는 캠프페이지를 봅니다.


  아, 저기는 교회가 있던 곳, 막사가 있던 곳, 그리고 장교클럽이 있던 곳, 저는 부대 내 옛터를 기억해봅니다. 캠프페이지, 그곳은 우리에게 작은 미국이었고 무슨 패스를 받아 에스코스트 하는 사람을 붙여야 가는 곳이었지요. 그곳에서 신기한 미국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저는 한동안 부대 내 교회를 열심히 다녔답니다. 목적은 오로지 영어를 배우려는 것이었지요. 군인들과 춘천지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이 모이는 곳이고, 다른 곳보다는 출입이 그리 까다롭지 않아 우리 또래는 이 교회를 다니는 것이 한동안 유행이었으니까요.
 알아들을 듯 말들, 영어 설교와 영어로 찬송가를 간신히 부르고 로비에서 과자와 차를 마시는 시간들, 그 모든 것이 미국에 대한 동경심을 키우던 시간이지요.


  철망 너머 들어다보니 흔적들이 거의 사라졌네요. 미군들뿐만 아니라 춘천의 역사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기억들이 더불어 사라지는 것이 왠지 헛헛해지는 휴일 오후였습니다.   영어를 배우겠다고 만나던 미군들,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다 미군과 결혼한 내 친구, 춘천에서 선교활동을 하며 미군부대에서 간간이 설교하시던 미국 목사님… .
캠프페이지가 사라지면서 내 기억에서도 차츰 사라질 사람들입니다.